카지노 합법화 밀어붙이는 일본

관광수입 줄자 '차이나 머니' 눈독

일본이 카지노사업 합법화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 와중에 지난해 대지진으로 관광수입이 30% 이상 줄고 엄청난 복구비용까지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겹치자 현금회수율은 좋고 투자 부담은 적은 '손 쉬운'사업을 고른 것이다. 일본이 카지노사업에 나서면 이미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마카오와 싱가포르처럼 엄청난 수익을 거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 여야의원 150명은 2년 내 카지노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6월말로 끝나는 이번 회기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WSJ는 일본 여야가 한 사안에 이처럼 이견 없이 빠르게 공조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파친코와 경정, 경륜 등을 제외한 카지노 등 모든 도박사업을 금지해왔다.

장기침체 탓에 카지노 합법화에 대한 찬성 여론은 어느 때보다 많다. 그 동안 도박중독자 양산, 범죄조직 자금조달 창구 전락 등을 이유로 반대가 거셌으나 지난해 일본 언론들의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찬성이 60% 이상을 기록했다.

WSJ는 일본이 카지노를 허용하면 미 라스베이거스를 능가하는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치권은 카지노 합법화로 최대 440억 달러(약 49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한다. 일본이 모델로 삼은 마카오는 지난해 세계 경기불황에도 라스베이거스 수입의 약 6배에 해당하는 335억 달러(약 33조원) 수입을 올렸다. 2010년 두개 카지노 리조트를 개장한 싱가포르도 한 해 동안 관광수입이 17% 증가했고, 관광객도 13% 늘면서 개장 2년 만에 라스베이거스를 제쳤다. 특히 한 해 원정도박으로만 6,000억 위안(약 107조원) 가량이 유출될 것으로 추정되는 '차이나 머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본토에 카지노를 금지하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 자민당 의원은 "카지노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며 "주변국들이 카지노를 합법화하는 만큼 일본이 서두르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