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이 언어라는 도구를 발명하고 나서 다른 낮선 이를 만나 처음 했던 행위는 아마도 ‘내기’ 와 ‘물물 교환’이었을 것이다. 고대에서는 동물의 뼈를 던지거나 제비뽑기를 하여 사냥지의 이동을 결정하기도 하였으며, 조개껍데기 같은 기초적인 화폐를 만들어 물물 교환 차원의 교역을 더욱 발전시키기도 하였다. 지금 시대에도 우리는 다른 이와 만나 비즈니스를 얘기하며, 스포츠 게임의 결과를 예측하거나 또는 그것에 대해 크고 작은 내기를 한다. 이처럼 인간의 역사에서 도박과 교역은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런 원초적인 행위들의 조합이 바로 금융이며 그 금융 중에서도 도박과 가장 유사성이 큰 것을 주식투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도박 과 주식은 다르다고 단정 지으며 그 유사성을 부인하곤 하는데, 이는 도박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도박을 멀리하라는 종교적 율법과의 대치 등의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하게 뜯어보면 볼수록 주식투자와 도박은 같은 원리를 가지고 있다.
먼저, 주식투자와 도박은 가장 적은 현재적 가치에 자본이 투자되는 행위이다. 채권이나 부동산 투자는 지금 현재의 실체를 가진 물건과 그것에 대한 리스크를 교환하는 행위이지만 주식투자, 즉 유가 증권에 투자하는 행위는 현재의 물권이 아닌 기업의 미래 수익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행위이다. 자세히 말하면, 채권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시중에서 자금을 빌리고 그에 따른 권리와 이자율을 표시한 차용증서라 할 수 있다. 이는 강제성을 띈 현재적 가치 (이자)를 포함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는 실체가 있는, 현재적 가치가 있는 건물, 토지 등을 말한다. 이런 것들의 매매는 도박 적 요소보다 교환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주식은 이와 다른 개념이 요구 되는 것이다. 주식은 주식을 발행하는 회사에 재매입을 요구하거나 환불을 요구할 수 없으며, 일정한 이자율이 적혀져있어서 강제적으로 이자를 요구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일반 주식은 회사가 망했을 경우 아주 적은 자산 청구권을 가진 것이 대부분이다. 기업의 수익을 내어 그 일정부분인 배당을 청구할 때도 주주총회라는 것을 열어 다수의 동의를 얻어야 이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주식은 기업의 지금 당장 교환하여 얻을 수 있거나 이자처럼 강제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현재적 가치가 가장 적은 자산이다. 이런 자산에 많은 사람들이 자본을 투입하고 그 안에서 수익을 꿈꾼다. 이런 점은 카지노 역시 마찬가지 이다. 사람들은 카지노에서 대박의 꿈을 꾸며 자본금을 마련해서 게임에 참가한다. 하지만 카지노 측이 제공하는 것은 공짜 음료수가 전부이다.(과거에 카지노는 공짜 담배와 음료를 제공했지만 지금은 거의 유료가 된 곳이 많다.) 카지노에 돈을 들고 와서 얻을 수 있는 그 어떤 현재적 가치도 없다.
둘째로 도박과 주식투자는 자본을 모으는 가장 원초적이고 지배적인 장 이라는 점이다. 도박은 자본을 모으는 가장 원초적이며 빠른 행위이다. 예를 들어 10000원을 가진 사람 10명이 있고 그 중에 A씨가 있다고 하자. A씨가 10만원을 모으는 가장 빠른 방법은 10명으로 하여금 몰아주기 가위, 바위, 보를 하는 것이며 이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것이다. 즉, 도박을 해서 승자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자본을 모으는 방법 중 그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것이 도박이다. 대다수 주식투자자는 실질적 현재 가치가 없는 유가증권 이라는 것을 타인과의 거래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 마치 ‘돈 놓고 돈 먹기‘ 같은 행위를 통해 돈을 벌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는 A씨가 10만원을 만들기 위해 하는 가위, 바위, 보 게임과 비슷하며 그 결과도 가장 빠르게 볼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도박 중에서도 바카라 게임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도박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가장 단순한 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빠르고 원초적인 행위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2장의 카드 합이 누가 더 높으냐에 따라 자신이 베팅한 금액 만큼을 보상 받는다. 매 판 마다 2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셋째로, 각 도박과 주식투자의 참가자는 카지노와 시장에서 정해놓은 동일한 룰을 적용 받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도박은 도박이기 이전에 게임 그 자체였다. 그 게임의 승자가 일정부분 돈이나 재화를 받는 것이 도박인데, 이 게임은 일정한 룰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이 룰은 모든 참가자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포커의 경우도 딜러가 중심에 있으며, 이 딜러는 게임의 참가자가 거지이던지 큰 부자이던지 공정한 룰을 적용해 게임을 진행하고 카드 역시도 랜덤으로 섞어 배분한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로 자본의 크기나 참가자의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일한 룰을 적용받아 거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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