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권다희기자]올해 아시아 기업들이 발행한 하이브리드채권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아시아 '부자'들이 고수익 투자를 확대하며 투자수요가 늘어난 데다 하이브리드 채권의 이점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 기업들이 발행한 하이브리드 채권은 23억달러로 사상 최대인 동시에 지난해 전체 발행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하이브리드채권은 채권과 주식의 특성이 결합된 신종 유가증권이다. 하이브리드채권은 만기가 없으며 원금과 이자가 고정된 날짜에 지급돼야 하는 일반 채권과 다르게 발행자가 특정 상황에서 이자 지급을 연기할 수 있다.
가이 스티어 소시에떼제너럴 채권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지난해 여름에 비해 위험자산에 더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발행 된 아시아 하이브리드 채권 대부분은 싱가포르 은행을 통해 부유한 개인투자자들이 소화했다. 금리가 워낙 낮아진 시대에 고수익 투자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발행 기업 입장 하이브리드 채권의 매력은 재무제표에 채권이 아닌 주식으로 기록된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으로 주식가치 희석이나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지 않고 증자할 수 있다.
숀 맥네일스 HSBC 아시아 파이낸싱솔루션그룹 책임자는 "더 많은 발행자들이 만기가 없는 하이브리드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싱가포르에서의 발행이 특히 많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싱가포르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채권을 일반 선순위채보다 150bp 높은 금리에 발행할 수 있다.
맥네일스는 "아시아의 조건들이 발행에 유리한 상황으로 성숙해졌다"며 "싱가포르와 홍콩의 조건이 특히 좋고 싱가포르에서는 지금 하이브리드 채권이 유행이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카지노업체 젠팅은 지난달 말 싱가포르 사상 가장 큰 발행규모인 18억싱가포르달러(14억3000만달러)의 하이브리드채권을 5.125%의 금리에 발행했다.
싱가포르 원자재 트레이딩 업체 올람과 국영 우편업체 싱가포르 포스트도 최근 싱가포르 달러표시 하이브리드 채권을 매각했다.
홍콩 재벌 리카싱이 소유한 청콩 인프라스트럭처도 달러표시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은 아시아 밖에서는 매우 드물다. 유럽에서는 올해 한 건의 발행도 없었고, 북미 지역에서는 4곳의 기업이 9억8600만 달러를 발행하는데 그쳤다.
아시아 최초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은 2006년이었으나 본격화 된 것은 2010년이다. 2010년과 2011년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액은 매 해 50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성황을 이루던 발행이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현저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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