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0일 토요일

가덕도 카지노


리콴유(李光耀·89)는 35세이던 1959년 총리에 취임한 뒤 1990년까지 31년간 재임했다. 그가 '벌금'과 '태형'을 동원해 싱가포르를 엄격한 도덕국가로 만든 것은 익히 알려진 바. 공중화장실에서 물을 내리지 않거나, 지하철에서 아이들이 장난을 쳐도 막대한 벌금을 부과했다. 심지어 고학력 여성들이 결혼난에 시달리자 학위 소지 여성과 결혼하는 남성에게 장려금을 주고, 저학력 여성이 자녀를 둘 이상 낳으면 벌금을 매겼다. 경찰로 하여금 두 자녀 가정에 밤마다 전화를 걸어 피임약 복용과 콘돔 착용을 알린 것 등은 명백한 인권침해. 건국 초기의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바로세우기 위한 고육책이라 하더라도 '독재자'라는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런 리콴유조차도 어쩌지 못한 것이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계의 도박열기였다. 리콴유는 "중국인에게 다른 모든 건 받아들이게 할 수 있어도 마작을 그만두게 할 수는 없었다"고 실토.

세계 카지노의 주고객이 중국인이다. 하락세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살린 것도 그들. 일본 여야 의원 150여 명이 오는 6월까지 '카지노 합법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한 것도 중국인을 유치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침체에 빠진 관광산업을 살리자는 취지. 일본은 파친코는 합법이지만 카지노는 불법이다.

현재 영업 중인 우리나라 카지노는 제주 8곳, 부산 2곳 등 모두 16곳. 여기에 부산 가덕도 등이 추가 후보지로 거론된다. '가덕도 카지노'는 최근 한 단계 진전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남해안 선벨트 선도사업' 중 부산시의 선도사업이 '가덕도 종합개발사업'으로 변경됐기 때문. 가덕도 개발 3개 지구 중 핵심인 눌차지구에 카지노를 비롯 테마파크, 호텔, 컨벤션센터, 외국인 전용 주거단지 등을 조성한다.

가덕도 카지노의 예상 주고객 역시 중국인이다. 일본의 카지노 합법화 법안은 자국민의 해외도박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내외국인 모두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어서 일본인의 가덕도 방문은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울 듯. 카지노 설치로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면 김해공항 가덕도 이전도 탄력을 받는다. '차이나 머니'가 주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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