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6일 금요일

카지노영화 "21"로 본 도박은 행운인가 ? 수학인가 ?



카지노게임을 다룬  "21"로 본 도박은 행운인가 ?  수학인가 ?

영화 <21>은 MIT의 수학 천재들이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이용하여 라스베가스에서 돈을 딴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타짜> 역시 도박꾼들의 이야기이다.

이와 같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도박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도박에서는 타짜와 같은 고수가 등장하며, 로또 숫자를 제공한다는 사이트에서는 수학적 원리에 의해 돈을 따거나 딴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과연 도박은 수학을 바탕으로 한 실력일까 ? 아니면 행운일까 ?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면 재미삼아 치는 고스톱에서부터 로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도박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별히 도박을 즐기는 민족이기 때문이 아니라 많은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그 역사도 오래되었다.

도박의 기원을 따지려면 뼛조각으로 미래를 점쳤던 점술가의 등장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점술가는 뼛조각이나 나무 조각을 던지는 무작위적인 행위를 통해 나온 신의 계시를 일반인들에게 전달했다.

물론 무작위성이 신의 계시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인간의 뜻과는 상관없었기 때문에 점뿐 아니라 일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박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뼛조각 던지기에서부터 주사위 놀이가 생겨났으며, 주사위 도박이 오늘날의 확률이라는 수학 분야를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로마의 시저가 루비콘 강을 건너기 전에 한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말에서부터 주사위 놀이는 수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오랜 도박의 역사 속에는 도박으로 어린 시절 생계를 꾸려간 카르다노(Girolamo Cardano)와 같은 수학자도 있었다. 그는 도박으로 큰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확률에 대한 지식으로 돈을 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도박에 심취한 나머지 자신이 죽는 날짜를 예언과 맞추기 위해 자살했다는 의심을 받을 만큼 엄청난 도박꾼이었다.

이외에도 갈릴레오나 베르누이와 같은 많은 물리학자들도 도박을 즐기고 그에 대한 연구를 했다. 이와 같이 많은 수학자나 과학자들이 도박에 대해 연구한 것은 당시에는 주사위 도박이 사교적인 놀이로 널리 유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확률론의 기초를 세운 파스칼과 페르마도 슈발리에 드 메레라는 도박사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한 연구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렇게 도박에서 출발한 확률론은 오늘날 양자역학에서부터 보험료 산출까지 현대 문명의 각 부분에서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확률의 기원이 도박이라면 분명 확률을 이용하면 도박에서 돈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옳은 생각이다. 확률을 이용하면 돈을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돈을 딸 수도 있다.

다만 그 돈을 따는 사람은 도박사가 아니라 카지노라는 것이다. 물론 영화 <21>에서와 같이 '카드 카운팅(Card Counting)'과 같은 방법을 통해서 도박사들이 돈을 딸 수도 있다.

블랙잭은 카드의 합이 21이 넘지 않으면서 더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경기인데 카드 카운팅을 통해 남은 카드를 계산해 돈을 걸게 되면 돈을 딸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방법을 생각해 낸 UCLA의 에드워드 솔프(Edward O. Thorp) 교수는 실제로 카지노에서 자신의 방법으로 돈을 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운에 의해 모든 것이 좌우되는 룰렛의 확률에 도전한 도박사들도 있었다. 룰렛의 회전판에는 38개의 칸이 있는데, 구슬은 이 중 한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룰렛 회전판의 기어에 사소한 뒤틀림이라도 발생하면 특정 번호에 더 많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렇게 뒤틀린 룰렛을 찾아 돈을 딴 도박사도 있었다.

또한 자신의 집에 룰렛을 사서 구슬의 움직임을 연구하여 돈을 번 룰렛의 물리학에 도전한 과학자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카지노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특정 번호가 많이 나오는 뒤틀린 룰렛을 찾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동안 관찰을 해야 하는데, 카지노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룰렛 매일 밤 회전판을 바꿔 버린다. 그리고 구슬의 움직임을 계산할 시간을 없애기 위해  구슬을 굴린 후에는 돈을 걸지 못하게 한다.

도박에 관한 확률 이야기는 많지만 이와 관련해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이야기는 로또의 ‘당첨 될 번호’에 관한 것이다.

즉 로또에서 특정 번호가 나온 횟수가 적다면 그 번호가 선택될 때가 되었다고 믿는 것이다. 이는 ‘큰 수의 법칙(law of great numbers)’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 매번 로또의 각 번호가 나올 확률은 항상 동일하다. (물론 로또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이다).

이는 동전 던지기에서 앞면이 연속으로 4번 나왔다고 다음번 던질 때 뒷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아지지 않지만 사람들은 ‘이제 뒷면이 나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뒷면에 돈을 거는 것과 같은 것이다.

동전 던지기를 충분히 많이 하면 확률은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에 가까워지지만 그 과정 중에는 앞면이나 뒷면이 여러 번 연속으로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로또의 경우에도 바로 앞 회에서 당첨된 번호나 가장 많이 당첨된 번호(311회까지 37번)을 제외한다고 당첨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도박장의 수많은 룰렛과 슬럿머신, 로또나 복권들은 확률을 기초로 철저하게 관리되어 카지노와 국가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준다.

또한 도박은 행운이 함께한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거액을 손에 쥐게 해준다. 하지만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 결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했다고 한다.

엄청난 거액의 당첨자가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폐인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가 그리 드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공짜로 생기는 돈 보다는 노력에 의해 대가가 주어질 때 훨씬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이와 같이 수학과 심리학은 어떤 경우에도 누구에게도 도박을 통한 행운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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