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기에 바빴다. 여행, 카지노 업종의
피해는 불가피하지만 정유, 화학, 자동차 등은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1년이 지난 후 관련 업종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국내
증권사의 분석은 크게 어긋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체가 없었던 일본 대지진 테마주 실적은 동일본 대지진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업종은 자동차와 정유업종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010950) 등 정유 3사의 지난해 실적이 모두 급증했다.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개한 S-Oil은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55.6%, 89.9%, 68.3% 급증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만으로 지난 2010년 기록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정유업계
호황을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익 효과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정유업체 실적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제유가 상승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종 못지않게 국내
자동차 업체 실적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차(005380)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30% 이상 증가했다.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공급 차질이 더해진 결과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대차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며 "지난해 3월 대지진 이후 일본 자동차 업계의 공급 차질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차 가격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 매출이 16.4%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이 37% 가까이 증가했다.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유와 자동차 업종 외에도 와이솔과 같은 일부 부품업체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반사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부품인 소우(SAW)필터 생산업체 와이솔(122990)은 지난해 매출액 8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전세계 소우필터 시장을 무라타, TDK-EPC 등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었으나 대지진으로 생산공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와이솔은 대안 공급업체로 주목받았다.
반면 대지진 직후 국내 증시에서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던 대봉엘에스(078140)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실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대봉엘에스의 지난해 매출은 1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 감소했다.
한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정유·자동차 업종과 달리 스몰캡 종목 가운데 일본 대지진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은 사실상 실체가 없었다"며 "단순
기대심리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긴 했지만 실적이 뒤따라주지 못하면서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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